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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Josee, The Tiger And The Fish, 2003) 나는 수면 위로 올라와 헤엄치고 싶었다

by Beloo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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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등
상영시간: 1시간 56분
관람등급: 15세

어젯밤에 잠들기 전 영화 한 편을 보고 싶어서 찾다가 포스터가 마음에 들어서 보게 됐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서정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필름 카메로 찍은 것 같은 사진들과 함께 내레이션이 나온다.

이런 장면들이 초반에 잔잔하게 깔리면서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복선을 깔아주는데

영화 시작과 함께 영화의 흐름과 감정선에 몰입하게 해 주었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대학생 쓰네오가 우연히 동네의 기인한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를 마주하게 되고

그 유모차에 있는 조제(구미코)를 마주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뭔가 화질이 필름 카메라로 찍은 화질 같아서 옛날 영화인가 싶어서 다시 찾아보니 2003년도에 나온 영화였다.

나는 원래 옛날 영화는 잘 보지 않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옛날 영화를 보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지금과 많이 다른 스타일과 환경, 영화의 화질 등이 공감이 잘 안 돼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지금과 다른 느낌의 영화가 주는 매력을 이제는 깨달았다.

나름 여기서 주는 분위기와 감정은 묘하게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 한 편의 시집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요샌 이런 잔잔한 영화들이 좋아졌는데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성숙해져서 있는지는 모르겠다.

시집을 읽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의 흐름도 있지만, 대사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말들이 많았다.

뭔가 비현실적이지만 또 매우 현실적인 영화의 내용은 보는 내내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장애가 있는 조제는 밖의 호랑이들이 두려워 깊은 지하의 어둠에서 헤엄쳐 올라오지 못했지만,

쓰네오를 만나면서 그 어둠에서 헤엄쳐 올라와 호랑이를 마주하고 헤엄을 치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에서 이러한 말들이 조제의 입에서 나온다.

조제는 세상으로 헤엄쳐 올라왔지만, 다시 지하로 내려가고 싶지 않지만,

쓰네오가 떠나 없어지고 다시 그 아래로 내려간다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굉장히 아련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은 반응을 보이는 쓰네오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에 쓰네오와 조제는 이별을 맞이하는데,

쓰네오는 덤덤하고 담백하게 이별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도망친 것이라고 말한다.

 

조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조제와 함께하는 현실을 감당 할 수 없어서 도망친다.

그리고 영화에서 처음으로 쓰네오의 감정이 마지막에 보인다.

조제의 할머니가 쓰네오에게 말했던 것처럼 된 것이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던 쓰네오가 도망치면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 미우면서도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나도 겉으로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도망치고 있던 적은 없었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돌아서서 후회하고 어리석음을 깨닫고 했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조제를 연기한 이케와키 치즈루 배우님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독특한 조제의 캐릭터와 그 속에 가지고 있는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사람 대 사람, 남자와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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