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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Review

러브 앤 아나키(Love & Anarchy, 2020) 넷플릭스에서 꼭 봐야 할 드라마!

by Beloo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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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러브 앤 아나키 (LOVE & ANARCHY)
출연: 이다 엥볼, 비욘 모스텐 등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정말 오랜만에 대박인 드라마를 보았는데, 넷플릭스에서 이번 작년 11월에 공개된 '러브 앤 아나키'이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원탑은 '빌어먹을 세상 따위'였다.

이 드라마는 그다음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아나키라는 단어를 보고 보게 되었는데, '아나키'는 혼란, 혼돈, 무정부 상태를 의미한다.

사실 좋은 뜻의 단어는 아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이 단어를 보고는 망상에 빠지게 된다.

내가 작년에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 '조커'가 이 아나키라는 단어를 잘 표현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조커'는 무겁고 깊고 진중하게 다뤘다면,

'러브 앤 아나키'는 좀 더 가볍고 일반 사람들에게 공감할 만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러브 앤 아나키'의 주인공 왼쪽 '소피' 오른쪽 '막스'

처음에는 단순히 두 아이의 엄마이자 열심히 일을 하는 멋진 커리어 우먼 '소피'와

소피가 전략 담당자로 오게 된 출판사의 계약직 IT 담당자 '막스'의 사랑(사실 불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이 둘의 사랑이 중심이 아닌 각 캐릭터들의 감정과 가치관의 비중이 커진다.

이 둘은 우연한 계기로 서로 일종의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이 게임을 통해 좀 더 세상에 당당해지고 대담해지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우선 이 드라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각 캐릭터의 낭비가 없다는 점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각각의 매력이 있다.

이 점이 화려하지도 신박한 줄거리도 아닌 드라마에 풍성함을 더 해준다.

 

두 번째로는 배경 설정이 좋은 것 같다.

'러브 앤 아나키'의 배경은 출판사이다.

현재 같은 다지털 시대에 책은 많은 사람들이 외면을 받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책을 내는 출판사에는 감정적이고 이상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모든 출판사가 그러지는 않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렇다.)

재정난을 겪는 이 출판사에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인수를 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고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게 된다.

 

 

이 속에서 각 캐릭터들이 나타는 생각과 가치관을 보는 게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는 책을 나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요즘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대부분인 것 같다.

책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은 영상매체가 주는 것과는 다른 결이 있고,

어떠한 콘텐츠도 대체되기는 힘들 것이다.

최근에 책을 나름 다시 가까이 지내려고 어머니가 쓰지 않는 전자책을 가지고 와서 보고 있는데,

책의 장점은 확실히 작가의 표현과 생각이 그대로 전해지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이 드라마는 소피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되게 이상주의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소피는 아버지처럼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살아왔다.

소피의 아버지는 주위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 소리를 듣는다.(특히 소피의 남편에게)

하지만, 소피는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린 시절에 자신의 글을 쓰는 등 묘하게 아버지와 닮은 구석이 많다.

그리고 소피의 딸 역시 자신의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하고 따른다.

뭔가 이런 대를 잇는 흐름이 아무리 현실이 변해도 과거의 유산이 사라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소피에게 남편은 소피의 그런 모습을 억압하는 억제기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그런 억압을 열게 한 존재가 막스이다.

막스가 소피의 그런 억압된 감정을 열어주고 소피는 비로소 숲이 된다.

"너는 블루벨이고 나는 숲이 되어가는 중이야"

이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가장 잘 내포된 대사라고 생각이 든다.

침울해 있는 소피의 딸 이사벨에게 소피가 해준 말이다.

(저기서 블루벨은 파란색 종모양으로 피어나는 꽃이다.)

그리고 숲이라는 단어는 소피가 어린 시절 글을 쓸 때 썼던 표현이다.

"나는 비로소 숲이 되었다."

소피는 이 드라마가 끝날 시점에는 비로소 숲이 되었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스웨덴은 문학적인 나라로 기억하고 있다.

뭔가 북유럽 감성이 정말 잘 나타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정말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것을 동시에 느꼈다.

이제 집에서 스웨덴 드라마 같은 잘 접하기 힘든 드라마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이런 주제를 가진 드라마를 선보인 것도 뭔가 의외이다.

여기서 나오는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바로 자신들인데

어떻게 보면 현재 디지털 사회를 좋게만 보는 내용은 아닌데 이런 드라마를 선보인 걸 보면

넷플릭스는 정말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인다고 생각이 든다.

요새 넷플릭스에서 볼 드라마나 영화가 없다면 꼭 한 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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