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Review

오징어 게임(SQUID GAME, 2021), 어른들이 어린 시절 놀이를 다시 한다면?

Beloo 2021. 9. 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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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징어 게임(SQUID GAME)
감독: 황동혁
출연: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등
에피소드: 시즌 1 총 9회

 

최근 넷플릭스에 개봉하면서 화제를 가져온 '오징어 게임'을 다 보았다.

예고편이 떴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가진 드라마였다.

일단 첫 번째로 이런 내용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도 제작이 된다는 것에 놀랐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인 '이정재' 님께서 주연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확실히 넷플릭스는 넷플릭스다.

우리나라의 드라마, 영화 시장은 넷플릭스가 들어오고 나서부터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 사회 규범 아래 시도되지 못했던 소재들이 다뤄지고,

제작비의 규모가 거대해지면서 아주 참신하고 퀄리티 좋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한국에서도 제작되면서 배우들과 감독, 제작진들에게 새로운 창작의 폭을 넓혀준 것에 의미가 큰 것 같다.

 

내용은 어떻게 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삶의 나락에 서있는 사람들이 게임에 참가하게 되고

총 6개의 옛날 놀이들을 통과하면 어마어마한 상금을 얻을 수 있다.

이 상금을 얻기 위해 참가자들의 치열하고 잔인한 플레이를 보여주게 된다.

처음에는 거부하고 도덕성을 이야기하다가도

게임 속 보다 더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이슈를 가져온 만큼 이 드라마에 대한 반응도 호불호가 확실히 나눠지는 것 같다.

특히, 생존 게임을 다루는 소재가 다른 여러 작품들을 표절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사실 나는 이러한 표절 논란에 대해서 '오징어 게임'은 분명히 특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생존 게임이라는 소재 자체는 흔한 소재이다.

'쏘우', '케빈 인 더 우즈', '배틀로얄', '헝거게임', '아리스 인 보이랜드' 등이 떠오른다.

이렇게 생존 게임을 다루는 소재들은 이미 많아서 생존 게임 자체로 표절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럼 '오징어 게임'만의 특색은 무엇이냐, 바로 한국적인 것이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드라마는 한국적인 것을 잘 녹아내면서 해외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과연 특색 없이 단순히 한국에서 세계적인 영화, 드라마들을 표절했다면 이렇게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

사실 나는 이 영화에서 나오는 추억의 게임들을 즐겨 하던 세대는 아니다.

몇 개는 해보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의 옛 세대들이 즐겼던 놀이들이

잔인한 생존 게임으로 등장하면서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느 이야기에서도 보지 못했던 한국의 전통 놀이들이 가장 큰 특색인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적인 놀이가 이 드라마에 전부인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가장 현실적이고 벼랑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게임에 참여한다.

여타 다른 이야기들에서 강제적으로 혹은 우발적인 사고로 인해 게임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잔인한 게임보다 더 잔인한 현실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왜 이 사람들이

이렇게 잔인한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지 잘 설득시켜 준다.

 

그리고 주목해봐야 할 것은 캐릭터이다.

이 드라마에서 진부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한다.

'기훈'은 인간성, 선을 상징하는 것 같다가도 애매모호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평범한 인간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인간성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착한 마음으로 돕다가도,

공격적이고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약 '기훈'에게 운이 따르지 않고 결단을 내려야하는 상황이 왔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현실적이고 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우'와 대립되다가도

겹쳐져 보이는 게 굉장히 재밌었다.

 

그리고 '영감님'이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폭 넓게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전을 지니고 있으며 생각보다 비중도 굉장히 크다.

'오징어 게임'을 본다면 집중해서 본다면 좋을 것 같다.

 

이 밖에도 많은 캐릭터들이 있었는데,

이런 이야기에서 꼭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다.

강함과 악을 담당하는 '덕수', 간신배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미녀',

감동을 전해주는 '새벽'과 '지영', 외국인 노동자 '알리'들이 그렇다.

이런 캐릭터들에 대한 설정이나 행동들이 살짝 아쉬운 감도 있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좋다고 언급했었는데,

한국 특유의 신파까지 가지고 와버렸다.

이것은 '기훈'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국 드라마,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신파를 굉장히 싫어해서 보지 않는데,

내가 신파에 대해서 예민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의 드라마, 영화에서 잘 보이는 장면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도 이 드라마는 정말 여러모로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 같다.

가장 크게 전달하는 메세지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기훈'과 이를 가지고 실험을 하는 '오징어 게임'의 주최자들이 대립하는게 핵심이다.

이는 시즌 2가 더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론트맨'의 정체가 다소 충격적이었는데,

크게 보면 '기훈'과 '프론트맨'의 대립이 이 세계관에서 핵심적인 가치관의 충돌이다.

아직 '프론트맨'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오지 않아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시즌 2에서 '프론트맨'의 정체가 더 공개된다면,

가치관이 대립하는 장면들이 더 재밌을 것 같다.

 

'사람에 대한 믿음'은 '오징어 게임'에서 게임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분명 잔인하고 어려운 게임은 맞지만,

만약에 이들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고 서로 협력했다면,

아마 대부분 살아서 돌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게임인 '오징어 게임'이 이 드라마의 메세지를 가장 잘 담고 있다.

'기훈'은 게임에서 주최측이 놀랄만한 선택을 하고,

이 판을 흔들 수 있는 유일한 '오점'인 것이다.

'오징어 게임'에 대한 생각이 마지막 장면의 주최자와 '기훈'의 대화에서 이를 잘 볼 수 있다.

 

내가 단점을 말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대단히 재밌고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만 제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고

충분히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킹덤'의 성공에 이어서 넷플릭스에서 한국 작품이 또다시 세계에서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최근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언급하면서

'오징어 게임'을 재밌게 보고 있는 모습을 공유했는데 이런 걸 보면 해외에서도 확실히 반응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지옥'이라는 웹툰 원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공개될 예정인데,

이 작품 또한 굉장히 기대가 된다.

한국에서 이런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과감하고 창의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리고 넷플릭스 외에도 'HBO MAX'도 한국에 들어오면 좋겠다...ㅎㅎ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서 곧 런칭된다고 하던데,

'마블 코믹스'의 굉장한 팬인 나는 좋지만,

넷플릭스만큼 참신한 작품들을 만나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 아쉽다.

(디즈니는 솔직히 너무 사골처럼 우려먹는다...)

 

아무튼, '오징어 게임'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보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시즌 2도 제작될 것 같은데,

사실 시즌 2가 진짜 기대되고 재밌을 것 같다.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이정재'님의 이때까지 와 다른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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