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시즌2(Snowpiercer season2, 2021) 치열한 정치 스릴러물
제목: 설국열차 시즌 2(Snowpiercer season 2)
기획: 조시 프리드먼, 그레임 맨슨
출연: 다비드 디그스, 제니퍼 코넬리, 미키 섬너 등
에피소드: 10부작
상영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즌 1을 꽤나 재밌게 봤었는데, 시즌 2가 공개되고 다 공개되면 몰아서 봐야지 했던 계획은,
미루고 미뤄져 다 보게 됐다. (요새 너무 게을러진 것 같다...)
시즌 1에서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주며 나를 애태웠던 시즌 2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윌포드'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새로운 열차 '빅 앨리스'가 등장하면서 세계관의 확장을 알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 역시 보는 내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시즌 2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혁명에 성공하며 소위 말하는 민주주의를 가져온 '레이턴'의 '설국열차'와
열차를 만든 장본인인 '윌포드'의 '빅 앨리스'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시즌 2를 다 보고 나서 이 드라마를 하나로 표현할 단어가 딱 떠올랐다. 바로 정치 스릴러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들이 사는 세상이 마치 우리나라 같았다.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지고 나라를 이루고 있는 '북한'과 '남한'이 '설국열차'에 투영되어 보였다.
강한 권력으로 열차 내에 질서를 유지하는 '윌포드'의 '빅 앨리스',
'하나의 열차'를 강조하며 불평등, 계급을 전면 부정하는 '레이턴'의 '설국열차'
이 두 열차는 단순한 열차를 넘어선 각 리더를 통해 보이는 사상적인 충돌이 핵심이다.
아무래도 분단국가에서 사는 나여서인지는 몰라도 이러한 점들이 깊숙이 다가왔던 것 같다.
하나의 열차, 모두의 열차
'레이턴'이 리더가 되며 열차 내에 새로운 질서를 맞이한 '설국열차'는
꼬리칸의 혁명이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또다시 커다란 산을 만나게 된다.
'레이턴'의 혁명이 흥미로웠던 점은 이들의 혁명은 꼬리칸에서 시작되었지만,
열차 내 모든 등급에서의 지지를 이끌어내었다는 점이다.
물론, 완벽하게 모두의 지지는 아니지만, 꼬리칸뿐만 아니라 각 등급에서의 레이턴 지지자들이 나왔다.
이러한 혁명은 꽤나 흥미로운 전개였다.
그 과정에서 사실 레이턴은 혁명의 신호탄이 되었지만, 주도적으로 강하게 움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사실 '설국열차'의 승객들은 평소에 욕망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한 혁명이 흥미로웠던 만큼 '레이턴'의 리더십도 인상적이었다.
정의와 올바름을 추구하며 이러한 마음가짐을 몸소 실천하며 많은 이들을 움직였다.
하지만, '레이턴'의 사상은 때론 너무 낭만주의적이어서 고통을 불러오기도 한다.
모든 것에는 질서가 있다.
그렇다면 '빅 앨리스'의 리더이자 빙하기의 방주열차를 만든 장본인인 '윌포드'는 어떤 인물인가?
모든 것을 통제하길 원하며 자신의 권력으로 인해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열차를 만들 때부터 형벌을 생각하며 설계했을 정도로 엄청나게 치밀한 인물이기도 하다.
'레이턴'과는 완전히 상반된 사상을 보여주는 '윌포드'는 자원을 독점하며,
일반 승객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며 열차의 순환을 유지한다.
또한, 화려한 언변과 달콤한 유혹을 통해 이미지 메이킹에도 능하다.
그가 곧 '빅 앨리스'이자 열차 내의 신이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서슴지 않는 잔인한 인물이기도 하다.
'윌포드'를 연기한 배우인 '숀 빈'은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의 동생 역으로 출연한 배우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도 그렇지만 정말 디테일한 연기가 뛰어난 인물인 것 같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윌포드'의 모습과 그의 욕망과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레이턴'과 '윌포드'의 수싸움 그야말로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다.
마치 하나의 체스 게임을 하는 것과도 같은 이 둘의 게임은 설국열차를 보는 내내
몰입감을 올려주며,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어떻게 해도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윌포드'의 모습은 큰 두려움을 심어준다.
최근 들어 이만큼 완벽한 정치 스릴러 물을 본 적이 있나 싶다.
각자의 스타일로, 사상적으로 대립하는 이 들의 게임은 정말 재밌었다.
창문 밖에는 우리가 살 수 있다는 증거가 있어
두 명의 사상적인 대립이 이 드라마를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면,
다른 캐릭터들의 활약도 이 드라마를 빛낸다.
그중에서도 '맬러니'라는 캐릭터가 시즌 2를 통해 더욱 빛나지 않았나 싶다.
시즌 1에서는 냉철한 모습을 보였던 '맬라니'는 시즌 2에서는 '희망'의 상징으로 빛난다.
'레이턴'이 리더로 올라오면서 거짓말이 들통나며 많은 승객으로부터 비난을 받았음에도
'설국열차'를 안전하게 운행함과 창문 밖의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을 한다.
'레이턴'을 진정한 리더로 인정하면서 그에게 열차를 맡기고 '희망'을 찾으러 떠나는
'맬라니'의 뒷모습은 삭막한 빙하기 속의 그야말로 한 줄기 빛이었다.
이 밖에도 '루스', '베스', '파이크', '벤', '하비' 등 수많은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 속에서 빛을 발한다.
진정한 '설국열차'로의 변화를 위해,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들의 활약은 정말 감동적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루스'라는 캐릭터가 나는 애착이 많이 갔다.
열열한 '윌포드'의 신봉자였던 '루스'는 '레이턴'이 리더가 됐음에도,
'윌포드'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며, 그를 만나는 날을 하루하루 고대했던 캐릭터다.
하지만, '윌포드'의 실체를 알게 되고, '레이턴'의 의지에 동의하게 되면서
'접객 팀'으로서의 삶을 무엇보다 중요시했던 그녀는 많은 역할을 해내게 된다.
겁쟁이, 가짜 엔지니어 취급을 받던 '하비'의 가장 큰 용기에도 감동했고,
'베스'의 묵묵한 의지도 인상적이었다.
'설국열차'의 진정한 매력은 이러한 캐릭터들이 허투루 쓰이지 않으며,
각자의 활약이 잘 어우러진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의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드라마 '설국열차'는
영화 '설국열차'와의 확실한 차이점을 보여주면서, 그들만의 매력을 뽐냈다.
'멜라니'의 희망의 횃불이 '앨리스'에게 이어지며,
앞으로 설국열차에서의 혁명이 더욱 기대된다.
영화 '설국열차'의 '윌포드'는 열차의 유지, 순환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었다면,
드라마 '설국열차'의 '윌포드'는 자신의 권력에 대한 유지가 더욱 중요한 인물이다.
이러한 캐릭터의 차이점에서 영화와 드라마가 확실하게 차이가 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에도 '봉준호', '박찬욱' 감독들이 제작에 참여하며, 'CJ'에서도 제작지원을 한다.
직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진 않더라도 한국의 문화인들이 이렇게 수준 높은 영화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정말 뿌듯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훌륭한 영화인들이 세계에서 빛을 내주면 좋겠다.